『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이 묻는 현대 민주주의의 본질

도서 정보

• 도서명: 국가란 무엇인가 (개정신판)

• 저자: 유시민

• 출판사: 돌베개

• 출간일: 2011년 4월 18일 (초판) / 2017년 1월 23일 (개정신판)

• 페이지 수: 334쪽

• ISBN: 9788971998014

• 카테고리: 사회과학 > 정치학 > 정치철학/사회과학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줬는데?"라는 날카로운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국가'라는 개념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2009년 벽두에 일어난 '용산참사'를 계기로 국가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과 공부를 시작했다는 저자 유시민은 진보적 지식인이자 현실정치인으로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국가와 정의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2017년 개정신판은 초판의 구성과 기본 골조가 동일하지만, 유시민의 신변이 달라지고 정치 상황도 급변하면서 그 변화들을 담았다. 특히 촛불집회라는 역사적 경험을 겪은 시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철학자들의 국가론, 현실과 만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정치철학 이론을 현실과 연결지어 설명한다는 점이다. 홉스의 리바이어던부터 로크, 루소, 마르크스, 스미스까지 동서고금의 저명한 철학자와 이론가들이 펼친 '국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어 있다.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를 소말리아와 시리아 등 실제 사례를 통해 국가의 부재가 가져오는 혼란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설명은 매우 인상적이다.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현실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깨닫게 해준다.

국가를 보는 세 가지 관점

유시민은 국가를 바라보는 관점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국가를 합법적 폭력을 독점하는 기구로 보는 관점(홉스적 관점), 둘째, 공공재를 공급하는 기구로 보는 관점(자유주의적 관점), 셋째, 계급지배의 도구로 보는 관점(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이다.

특히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대립을 단순한 이분법으로 처리하지 않고, 롤스의 정의론과 "무지의 베일" 개념을 통해 "내가 어떤 계층에서 태어날지 모른다면, 어떤 사회를 원하겠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통찰

이 책의 현실성은 한국 사회 분석에서 더욱 빛난다. 재벌 문제, 교육 불평등, 부동산 투기 같은 이슈들을 국가론의 틀로 바라보게 만든다. "시장은 언제 개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신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을 통해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다. 단순히 "복지가 좋다"는 식의 결론이 아니라, 시민들이 국가에 대해 갖는 신뢰와 참여 의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민주주의의 한계와 가능성

유시민은 민주주의의 단점도 숨기지 않는다. 우중정치, 포퓰리즘 같은 위험 요소들을 지적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가 왜 가장 나은 선택인지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악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서의 민주주의라는 관점은 이상적 기대보다는 현실적 대안으로서 민주주의를 이해하게 만든다.

특별한 가치와 의미

이 책을 읽고 나면 뉴스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정치인의 발언 속에서 그들의 국가관이 읽히고, 정책들의 철학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바라는 국가는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게 된다.

"어떤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정의를 실현할 능력 있는 국가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혼자 힘으로 훌륭한 국가를 만들지는 못한다"는 메시지는 시민 개개인의 참여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추천 독자와 활용법

강력 추천 대상

•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어려운 이론서는 부담스러워하는 일반인
• 현실 정치에 실망했지만 여전히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시민
• 정치철학 입문서를 찾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현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

효과적 활용법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국가관을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에 적용해보면서 자신만의 국가관을 정립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각 장의 끝에서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며 정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최종 평가

⭐⭐⭐⭐⭐ (5/5점)

『국가란 무엇인가』는 정치철학 입문서이자 현실 정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안하는 책이다. 2017년 개정신판으로 나온 이 책은 팬데믹 이후 국가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금, 유시민이 던지는 질문들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정치'가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 삶과 연결된 문제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불평만이 아니라 대안을 고민하는 시민이 되는 첫걸음을 내딛게 해주는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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